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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플러스] [전재학 칼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영화 ‘무명(無名)’에 거는 기대
2025.07.23

우리가 몰랐던 두 일본인 선교사의 헌신적 삶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무명(無名)’을 보았다. “나는 조선과 조선인을 사랑하는 일본인 선교사입니다.” 이 말 한마디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진심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조선 말기인 1896년, 노리마츠는 조선에서 온 한 남자로부터 조선의 국모가 일본인 낭인들에 의해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이에 일본인으로서의 죄책감을 가진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암흑과 같은 시기를 보내던 조선 땅으로 향한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고 계십니다.”라고 외치며 살아간다. 그는 가난하고 헐벗은 조선인을 위해 병원을 짓고 아이들을 가르치며 자신의 삶을 바친다.

그로부터 수년 후, 노리마츠 마사야스의 정신을 이은 또 한 명의 일본인 노다 나라지가 여전히 예수가 필요한 곳, 조선으로 향한다. 그러고는 노리마츠와 똑같이 조선인의 옷을 입고 음식을 먹으며 조선인들과 함께 어울려 살면서 복음을 전하고 예수의 사랑을 조선 땅 수원에 남겨 많은 조선인의 가슴에 존경과 사랑의 정신을 심어 주었다. 훗날 이 땅의 사람들은 그들을 잊지 않고 추모하며 기리고 있다. 이 둘은 일본인으로서 이 땅에서 선교 활동과 복음 전파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람들을 사랑하고 봉사하며 인류애를 실천하고 살아간 아주 드문 한국 역사상 일본인들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이들 선교사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본인들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다가온다. 일본은 이 땅을 강점한 기간 동안 수많은 수탈과 살인을 일삼았으며 노동자들을 강제 동원하고 여성들을 군대 위안부로 삼아 인권을 짓밟는 야만적인 범죄 행위를 일삼았다.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들을 체포해 갖은 고문으로 공포의 식민 통치를 했으며 심지어 조선말과 이름을 없애려 창씨개명 및 조선어 사용을 금지시켰다. 그런 가운데 비록 종교인이지만 이 두 명의 무명 선교사의 삶은 일본인의 죄를 똑같이 취급할 수 없다는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영화 ‘무명(無名)’ 스틸컷. (사진=커넥트픽쳐스)

영화가 미칠 긍정적 효과와 기대
영화 ‘무명’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를 꿈꾸는 양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역사 인식의 확대와 상호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의 한국의 역사적 아픔을 조명한다. 이는 일본 관객들에게도 상영되면서 과거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한국인의 감정과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즉 역지사지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곧 양국 간의 인식 차이를 좁히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다.

둘째, 문화 교류의 활성화다. 한국 영화가 일본에서 상영되거나 주목을 받게 되면 자연스럽게 문화 콘텐츠의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이 영화가 역사적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적 완성도와 보편적 인간 감정 등을 통해 일본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면 한일 간의 문화적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마치 과거 일본에서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 사망한 한국인 의인(義人) 이수현이 일본인들의 가슴에 남긴 것처럼.

셋째, 평화와 인권에 대한 공동 가치의 공유이다. 이 영화는 단순한 고발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저항 정신을 담고 있다. 이런 메시지는 한일 양국이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반면교사 삼아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도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 현재의 한미일 공동 안보 전략과는 별도로 말이다.

넷째, 청소년 세대 간의 공감 형성이다. 역사 문제는 종종 정치적 대립으로 이어지지만, 영화와 같은 문화 콘텐츠는 청소년들에게 부드럽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다. 일본의 과거 식민 통치 기간에 그들이 저지른 악행에 대해 배우지 못해 알지 못하는 일본의 청소년들도 이 영화를 통해 역사적 사실 뿐만 아니라 당시 조선과 그 안의 청소년들의 삶과 고통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긍정적인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

다섯째, 미디어를 통한 소통의 창구 확대이다. 이 영화 같은 작품이 한일 양국에서 온라인, 영화제, SNS 등을 통해 공유될 경우 다양한 계층의 담론이 형성될 것이라 믿는다. 이는 양국 국민 간의 직접적인 소통을 유발하고 감정적인 갈등을 넘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극우세력의 열렬한 저항이 있을 것이지만 말이다.

영화 ‘무명(無名)’ 스틸컷. (사진=커넥트픽쳐스)

미래 한일 관계에 대한 희망과 일본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

우리는 일본과의 관계에서 사과와 속죄만을 요구하는 과거의 주된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양국 간의 역사는 잊지 않되 다가오는 앞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 지극히 적대적 관계였던 필자도 이제는 미래 지향의 관점에서 상호 교류에 더욱 관점을 두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한다. 이 영화는 필자에게 일본과 일본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게 만들었고 그들의 알려지지 않은 영화 속 이야기와 같이 이름도 빛도 없이 헌신했던 사실에 애정을 가지고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무명’은 필자와 같은 항일 및 극일 정신으로 무장해 평생 일본에 거리감을 둔 한국인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친 소중한 도우미로서 미래 지향의 가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 이는 선순환으로 파급 효과를 끼쳐 향후 일본 방문 및 일본 제대로 알기에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라 믿는다. 일본과 한국 양국에서 거의 잊혀진 이 두 인물의 삶을 통해 진정한 사랑과 용서, 그리고 신앙의 본질을 묻는 이 영화에 큰 가치를 두고자 한다. 더불어 일본, 심리적 멀고도 먼 나라에서 지리적 관계만큼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출처 : 교육플러스(http://www.edpl.co.kr)